2011년 9월 1일 목요일

푸른 것만이 아니다 (천상병)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있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외로움에 가슴 조일 때
하염없이 잎이 떨어져 오고
들에 나가 팔을 벌리면
보일듯이 안 보일듯이 흐르는
한 떨기 구름

삼월 사월 그리고 오월의 신록
어디서 와서 달을 뜨는가
별은 밤마다 나를 보던가.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있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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