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7일 토요일

달빛 (천상병)

여름이 오는 계절의 밤에
뜰에 나가 달빛에 젖는다.
왜 그런지 섭섭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려고 하고 있고
나는 잠들기 전이다.

밤은 깊어만 가고
달빛은 더욱 교교한다.
일생동안 시만 쓰다가
언제까지 갈건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으니
어쩌면 아는 시인으로서는
제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졸아가신 부모님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양지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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