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30일 화요일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렵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폋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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